작년 4월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 김 모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씨는 평소 업무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자주 호소했다. 서울 5~8호선을 담당하는 도철은 지하 구간 비율이 높고 노무관리의 강도가 높은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 지하철과 부산 지하철에서도 2013년과 2016년 각각 한 명씩 자살자가 발생하면서 기관사의 정신건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하철 기관사는 1인 승무에서 발생하는 강도 높은 업무와 스트레스를 홀로 감당하며 오늘도 외로운 운행에 나서고 있다. 기관사에게 집중되는 과도한 업무와 책임 현재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시민들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을 책임지는 시민의 발 지하철. 지하철의 운행을 담당하는 기관사는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까. 그들이 일하는 환경은 어떨까. 본지는 23일 인천교통공사의 동의하에 기관사 근무 경력 13년 차 서성모 기관사를 동행 취재했다. 취재는 서성모 기관사가 운행하는 기관실에 약 한 시간 반 동안 탑승해 인천 1호선 노선 한 바퀴 반을 함께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약속 장소인 기지차량업무소로 가기 위해 인천교통공사 귤현차량기지에 들어서자 몇몇 기관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쉬는 법을 잊어버렸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 A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쉬는지 잘 모르겠단다. 그날은 친구가 공무원 시험을 본 날이었다. 노량진에서 공부 중인 그는 앞자리에 앉기 위해 매일 새벽 다섯 시면 학원 앞에 줄을 선다고 했다. “나 휴학할 거야.” 대개는 ‘왜? 휴학하고 뭐 하게?’란 물음이 이어지겠지만 내게는 의아하다는 눈빛이 돌아온다. 삼수를 해 이미 2년이 늦었는데 졸업은 언제 하냐는 것이다. 이내 나이가 많으면 취업이 어려워진다는 조언도 더해진다.경쟁에 익숙해져서일까. 우리 사회는 유독 쉬는 것에 인색하다.
존엄사에 대한 논의 바탕으로 내년 2월부터 '웰다잉법' 전면 시행 1997년 대법원은 보라매병원에서 병원비 부담을 이유로 사망 가능성이 높은 남편을 퇴원시킨 부인과 이를 허용한 의료진에게 각각 살인죄와 살인방조죄 판결을 내렸다. 그로부터 12년 뒤인 2009년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던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평소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혀온 김 할머니의 뜻을 존중해 병원에 인공호흡기 사용 중단을 요구했다. 병원이 이를 거부하자 가족들은 법원에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가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12년 만에 정반대의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지극히 자명한 사실임에도 우리는 마치 죽음이 나와는 무관한 일인 것처럼 기억 저편에 꼭꼭 숨겨 두고 좀처럼 꺼내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잘 살기 위해서는 죽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잘 죽는 것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더 좋은 삶은 죽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누는 데서 출발한다.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인터뷰 “주소가 어떻게 되세요? 이거 보내드리면 자녀와 함께 작성하세요. 오른쪽에 대리인 두 명 지정하는 난이 있는데 가급적이면 자녀들로 쓰시고요.” 을지로에 위치한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모)에는
“아픈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게 우리 의사들의 역할이에요.” 병원 밖 아픈 아이들도 도움이 필요하다. 어린 나이에 중증 질환을 겪은 환자는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의료서비스와 낮은 병원 접근성으로 재활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숨은 노력이 있다. 박문석(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뇌성마비 어린이의 삶에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 병원 밖으로 나섰다. 박 교수는 7년째 전국을 오가며 환자들의 삶에 조금 더 가까이
헌법 제35조 1항,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하지만 아이가 아프면, 그 가정은 무너진다. 무자비하게 부과된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면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 건강할 권리는 손닿지 않는 곳에 있다.돈이 없어 건강하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해 돈이 없어지는 이 상황에서 해결책은 하나다. 헌법에 보장된 건강할 권리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보장하는 것. “건강하던 아이가 갑자기 ‘길랭바레 증후군’이라는 중증질환을 진단받았어요. 예상치 못한 발병이었죠. 중증 질환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비가 비싸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에 살던 60대 노모와 두 딸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동반 자살했다. 세 모녀에게는 10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치료비용에 대한 빚이 남아 있었다. 어머니는 팔을 다쳐 일하기 어려웠고, 두 딸은 빚으로 신용불량자가 돼 취업하지 못하고 있었다. 소득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매달 그들에게는 4만 8000원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됐다.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소외됐던 그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또 다른 ‘송파 세 모녀’들이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작년 기준
“진보 정당이 대한민국 정치에서 집권을 말할 때가 됐다. 심상정을 이번 개혁의 적임자라고 생각하면 과감히 지지하시라.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가 바뀐다.”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기자간담회 ‘대학생, 대선후보에게 묻다’에 참가한 세 번째 주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다. 20일 숭실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청년·대학·젠더·경제 정책과 국정운영방안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심상정 대표는 촛불 대선의 후보로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대통령 출마 포부를 밝혔다.-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이유는 “촛불민심이 원하는
보수진영 차기 대선주자 상위 두 후보, 홍준표(자유한국당)과 유승민(바른정당)의 지지율 합 약 12%(15일 기준, 리얼미터). 대한민국 보수가 벼랑 끝에 몰렸다. 바른정당은 ‘진짜 보수정당이 되겠다’며 기존 보수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새누리당도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한국 보수정당은 왜 위기를 맞았을까. 진정한 보수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어떤 보수주의가 필요할까. [강원택(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인터뷰] - 한국 보수는 어떻게 시작됐나 “한국의
“환갑까지 결혼 못 하면 비혼식을 하겠다.” 연예인 박수홍(남‧48) 씨가 방송에서 선언한 말이다. 그는 비혼식을 주변 지인에게 혼자 살게 됐음을 선포하며 그동안 내왔던 축의금을 회수하는 행사라고 정의한다. 결혼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비혼(非婚)’이 빠르게 늘고 있다. 비혼식, 싱글웨딩 등 새롭게 등장한 결혼문화는 비혼이 증가하는 세태를 그대로 반영한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미혼(未婚)이 아니라 비혼 선언을 통해 결혼을 거부한다는 개인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삶의 형태가 증가
2003년 김란이(여‧47), 이효연(여‧46), 이미정(여‧44) 씨를 포함해 비혼을 선택한 6명이 모였다. 소모임으로 시작됐던 이들의 인연은 2006년부터 전주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하나둘씩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비혼 공동체로 발전했다. 때론 친구로, 때론 이웃으로, 때론 가족으로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며 이들은 비혼공동체 ‘비혼들의 비행(비비)’ 안에서 14년째 살아가고 있다. 비비 회원을 모은 건 당시 전주 ‘여성의 전화’에서 활동하던 김란이 씨였다. 김 씨는 비혼여성의 삶에 대해 같이 고민
- 결혼에 대한 입장과 그 이유는류지연 | “비혼주의자예요. 결혼은 여성에게 가정의 책임 지우고 여성 개인의 가치를 평가절하한다고 생각해서요. 저는 20대 중반까지 가족의 영향을 받아 여자는 꼭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여자는 왜 결혼을 해서 불합리한 가부장제에 편입돼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게 됐습니다.”이창연 | “저도 비혼주의자입니다. 두 사람이 평생 함께 간다는 점에서 결혼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결혼이라는 문화나 제도에서 개인보다 가족이 중시되는 점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강민선 | “저
야식이 먹고 싶을 때 우리는 직접 음식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켠다. 숙박 예약을 할 때, 자취방을 구할 때, 택시를 잡을 때도 마찬가지다. 모바일을 통해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얻는 것, 이미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든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즉각적이고 개인 특화된 ‘온디맨드’ 최근에는 기존 O2O 서비스를 넘어 온디맨드(on-demand)가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 개념의 O2O는 소셜 커머스 등 온라인에서 할인권을 구매하고 오프라인에서 소비하는 형태였다면 최근 O2O는 ‘즉각성
‘우리 동네 대학생 형, 언니가 아이에게 잊을 수 없는 놀이 시간을 선물합니다!’노는 게 당연한, 놀기 좋은 사회를 꿈꾸는 세 명의 언니와 형, 문미성 놀담 대표, 박희원 디자이너, 이경욱 개발자가 모였다. 작년 3월, 이들은 아이들이 학원이 아닌 놀이터에서 안전하게 뛰어놀도록 대학생 놀이 선생님을 가정에 매칭해주는 놀이시터 O2O 서비스 ‘놀담’을 시작했다.- 놀이시터 매칭이란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렸나 문미성 대표 | “13살 어린 동생이 있는데, 동생과 놀면서 아이들 방과 후 실태를 알게 됐어요. 마땅히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본교 문과대학 창립 70주년 기념 문학비평가 초청 토론회가 ‘한국 현대시의 예술성과 현실성’을 주제로 11월 30일 열렸다. 황현산(문과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 이광호(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오형엽(문과대 국어국문학과), 함돈균(민족문화연구원) 교수가 차례로 발제한 후 참가자 40여 명과의 토론이 진행됐다. ‘김수영의 현재성 또는 현대성’을 주제로 발제한 황현산 명예교수는 김수영 시인이 현실을 시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시를 추출해 현실을 시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현실을 직설했음에도 그의 말 속에 깊이와 용기를
10월 17일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 안암총학)는 교무처장과의 1차 면담 후 교무처가 제시한 학사운영규정 개정안을 공개해 학생들의 격한 반발을 야기했다. 안암총학은 면담 직후 약 4800명의 설문조사를 수합해 교무처에 제출하는 등 학생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개정안에는 재수강 횟수 제한, 최고학점이 아닌 최종취득 학점 인정 등 재수강 제도가 대폭 변경되며 공인성적증명서 평점 계산에 F학점도 반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강의 시간표는 기존 4개인 75분 수업이 5개로 늘어나 1교시가 8시 30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고됐다. 휴학 신
졸업 전 인권교육 이수출석, 성적평가에서 제외군입대 휴학인정기간 연장기간 연장2017학번부터 인권과 성 평등 교육이 졸업요건으로 추가된다. 또한, 앞으로는 성적평가 항목에서 출석점수가 제외된다.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해 본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시행세칙(시행세칙)과 학사운영규정 일부가 지난 1일 자로 개정됐다. 교무처는 21일 포털에 개정 내용을 공고했다.교육과정 시행세칙에는 ‘인권과 성 평등 교육’이 추가됐다. 제43조(졸업요건) 제1항으로 ‘인권과 성 평등 교육’을 이수(학년별 1회, 재학 중 총 4회 이수)해야 한다는 항목이
"여성의 건강 위해 면 생리대 만들러 오세요" 대안 달거리대(면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보는 ‘대안 달거리대 워크숍’이 22일 양성평등센터에서 열렸다. 워크숍은 여성의 월경과 생리대에 대해 고민하고 면 생리대를 직접 만들어 보는 순서로 진행됐다. 양성평등센터 조교 황승조(자전 경영15) 씨는 “달거리대는 생리대의 순우리말”이라며 “면 생리대가 시중에 있는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이 된다는 의미에서 대안 달거리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양성평등센터는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으로 면 생리대를 제안하고자 이번 워크숍을 열었다. 1회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로부터 직관을 얻어내는 능력이 미래세대의 경쟁력이에요.” 강재우(정보대 컴퓨터학과) 교수와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컴퓨터공학팀 DMIS(Data Mining & Information Systems Laboratory)가 생명의료 국제대회인 ‘드림챌린지(Dream Challenge)’에 참가해 출제된 3문제에서 각각 4위, 2위, 4위를 달성하며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뒀다. 강재우 교수를 포함한 모든 DMIS 구성원은 컴퓨터과학도다. 하지만 컴퓨터 공학 연구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분석 기법을 의료문제